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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단체, 불이익 호소하며 수가 인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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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단체, 불이익 호소하며 수가 인상 요구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0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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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의약단체장 상견례...의협 임현택 회장은 불참

[의약뉴스]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의 총성없는 전쟁, 수가협상이 시작됐다.

각 공급자단체들은 저마다 의료현장의 어려움과 불이익을 호소하며 수가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과 대한병원협회 등 공급자단체들은 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5년도 수가협상 관련 이사장-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3일 ‘2025년도 수가협상’ 관련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3일 ‘2025년도 수가협상 관련 이사장-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먼저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의약단체장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새로 취임한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회장과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의 당선을 축하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3년간 재정수지는 다행 흑자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하고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입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의 침체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지역별 의료격차를 해소해 나가며, 왜곡된 의료 전달 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는 충분히 보상받도록 수가 불균형 체계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필수의료 체계 구축과 의료인프라 유지 및 수가 인상이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도입한 5개의 수가 환산지수 조정 모형으로 산출한 값을 재정소위에 제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수가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가입자와 공급자간 상호 입장을 서로 이해하는 자리도 마련해 건보공단의 핵심 가치인 소통과 배려에 기반한 수가협상이 되도록 하겠다”며 “궁극적으로 가입자, 공급자, 공단 모두가 Win-Win-Win하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단체장들의 넓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대한의사협회 임현택회장에게 “이달 말까지 완료해야 하는 수가협상에 참여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급자단체장들은 각 단체 소속 회원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지난해 1.9%라는 인상률로 협상을 타결한 병원 유형을 대표해 대한병원협회(회장 이성규)는 “그간 병원계는 국민의 건강과 의료안전을 위해 노력했고, 과거 메르스나 최근의 코로나19 펜데믹 등 국가적인 보건의료위기에는 앞장서 정부와 협력하고 대응에 최선을 다해 왔다”며 “정부와 건보공단은 이러한 헌신에 걸맞는 대우와 사회적 인정을 보여줘야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서 재정의 안정과 적절한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위해 가입자와 공급자의 의견을 상호 존중하에 조정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그동안의 협상은 지출억제와 가입자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건보공단이 의료공급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조금 더 균형있는 협상에 임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작년말 기준 건강보험재정은 계속된 흑자로 누적준비금이 약 28조 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건보공단은 올해 협상을 필수의료인프라 등 의료공급체계 개선을 위한 적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모든 국민이 제 때 치료받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건강보험제도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이를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의료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병원계는 지금의 위태로운 의료공급망을 복원하기 위해 가입자의 이해와 전향적인 재정 활용에 있어 건보공단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병원 유형과 함께 협상을 타결한 치과계 역시 추가 소요 재정에 많은 배려를 당부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마경화 부회장(수가협상단장)은 “수가협상에 SGR도 중요하지만, 밴드라고 얘기하는 추가 소요 재정을 설정하는데 건보공단의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며 “지금 의료계는 여러 힘든 일이 많고, 특히 필수의료 분야에 있어선 전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우리가 굉장히 고집스럽게 매달렸던 부분은 미래의 건강보험 재정에 대해 너무 많은 걱정을 했던 것”이라며 “보험자인 건보공단 입장에선 미래의 건강보험재정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지나친 게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현재의 막힌 부분을 너무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큰 구멍이 뚫린 건 별도의 재정을 투입해 막을 수 있지만, 여기저기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건 수가협상을 통해 해결해야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수가협상에서 추가 소요 재정에 대한 많은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3.6%라는 인상률로 협상을 타결, 유형별 수가협상 1위를 기록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건강보험 진료수가 중 한의의료기관이 3%에 불과하다며, 적정 수가 보장을 요구했다.

한의협 윤성찬 회장은 “우리나라는 보건의료 이원화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한의로 치료를 받을지, 서양의학으로 치료받을지를 선택권이 주어져 있다”며 “그러나 현실은 건강보험 분야에서 한의의 비중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의 기조는 미래에 대한 재정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저수가를 해왔는데, 많은 의료인의 희생 위에 쌓여진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체제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의료인의 숫자를 따져보면 의사는 약 13만, 한의사는 약 3만 정도 되는데, 건강보험 진료수가 중 한의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생각하며, 한의사들에게도 적정한 수가를 보장할 수 있도록 이번 협상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의원과 함께 지난해 수가협상에 실패했던 약국가는 올해도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지난해 약국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합리적이면서 공평한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유형별 수가 계약 이후 사상 최초로 결렬을 선언했다”며 “올해 협상은 전년 대비 진료비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경영 악화와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건의료계의 합리적인 수가 측정을 통해 일말의 희망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 수급 및 조제 투약 등 국민건강 증진에 헌신한 약국에 조금이나마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라며 “매년 축소되는 약국의 행위료, 신용카드 수수료, 조제료, 장기 처방 증가에 따른 업무량 증가, 빈번한 약가 인하로 인한 약가 손실 누진과 반품 처리 등 업무량 증가, 불용재고 의약품 손실 등은 이제 약국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건강보험의 안정적 수입 확충을 위해 법정 정부 지원율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건보법에 규정된 정부 지원율이 제대로 준수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공급자에게 헌신과 희생만 요구하는 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하고 건강보험의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묵묵히 환자 조제 투약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약국은 보험 정책이나 재정 투입 계획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 올해는 협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임 회장뿐 아니라 의원 유형 수가협상단장인 최성호 부회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협은 지난해 건보공단 이사장-공급자단체장 간담회에서도 당시 회장이었던 이필수 전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수가협상단장까지 참석하지 않은 건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임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일방적인 수가협상으로 1.6%만 인상됐다”며 “지금 의료현장은 임금이 엄청 오르고 물가도 폭등해 사상 최악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견례라는 건 서로 웃고 악수하는 자리인데, 지금 협회는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정부와 대치 중인 상황”이라며 “회원 정서를 고려했을 때 이런 식의 속 없는 웃음을 짓는 자리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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