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국제의료사업단 강경호 단장

몽골의료봉사단, 14년간 누적 진료환자 1만 명 돌파

2024-07-19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몽골의료봉사단은 지난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7박 8일의 일정으로 몽골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2011년 출범한 봉사단은 코로나19로 대유행 기간 3년을 제외한 11년간 몽골 현지를 누비며 몽골환자들을 치료했다.

이제는 이화의료원에서 왔다고 하면 몽골 환자들이 환하게 웃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전언이다.

이에 의약뉴스는 이화의료원 몽골의료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강경호 국제의료사업단장(외과 교수)을 만나 몽골의료봉사의 발자취와 포부를 들어봤다.

▲ 강경호 단장.

이화의료원 몽골의료봉사단은 지난 5월 몽골 다르항 올 아이막 다르항(Darkhan)과 올란바토르 바앙골(Ulaanbaatar Bayangol District) 등 2개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2011년 출범 후 14년간 이어온 몽골의료봉사를 통해 진료를 받은 환자만 1만 명(1만 2307명)이 넘는다.

강 단장은 “몽골의료봉사는 1887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이자 여성 의학 교육기관이었던 보구녀관이 설립된 후, 이화의료원이 추구해온 사랑, 헌신과 봉사의 정신을 의료원 차원에서 실천한 활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1만 명 돌파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크지만, 14년간 꾸준히 의미있는 활동을 지속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의료봉사를 통해 몽골 지역사회의 병원, 행정기관들과 협력하고 신뢰를 쌓아왔기에 앞으로도 더 크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아가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이화의료원에서 왔다고 하면 환자들이 밝은 웃음을 짓는 것으로 보고 마음이 뿌듯했다”고 전했다.

몽골의료봉사는 볼로르마 영부인이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일이 계기가 됐다.

강 단장은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볼로르마 영부인의 초청으로 지난 2011년 8월 아르갈란트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몽골국립암센터와 울란바토르에 있는 UB송도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 밀착형 의료봉사활동을 전개했는데 그로부터 14년이라는 세월이 경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골인들은 역사의 대부분을 말 타고 춥고 광대한 초원을 누비면서 유목을 해온 민족으로, 육류를 섭취해야 추운 겨울을 버티고 고된 유목업을 할 수 있어 전통적으로 기름진 음식들을 섭취했지만, 이젠 줄어든 활동량으로 인해 비만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심혈관계 질환, 퇴행성 골관절 질환의 빈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도수가 높은 보드카를 즐겨 마시는 습관도 여전해 만성 췌장염, 간경변 등의 질환에 노출돼 있다”면서 “예방접종도 원활하지 않고 주사침 등 1회용 의료기구 등을 반복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간염, 간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생활습관 및 의료행태로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빈도가 매우 높아 이미 발병한 환자들의 치료 뿐 아니라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몽골의료봉사 15주년이 되는 내년(2025년)에는 몽골 현지에서 간염백신 접종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강 단장은 “이번 의료봉사에 참여한 이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민석기 교수가 몽골 현지에서 진료를 하면서 감염, 간암 환자들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아이디어를 줬다”며 “조사해보니 몽골은 A형, B형, C형 간염 감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몽골에서는 국가 공중보건의 위기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91년, 2012년에 각각 도입된 B형 간염, A형 간염 백신 프로그램을 통해 간염 감염이 크게 감소했지만,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접종을 받지 못해 여전히 높은 감염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간염백신 제조에 있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제조사들이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지난 5월 진행된 이화의료원의 몽골의료봉사 기념사진.

이번 몽골의료봉사 과정에서도 안타까웠던 상황이 많았다는 것이 강 단장의 전언이다.

그는 “저는 갑상선질환 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내분비외과 의사이지만 의료접근이 쉽지 않은 곳으로 의료봉사를 가는 것이라 외과의 전반적인 질환에 대해서 진료를 봐야할 거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선 결절 때문에 저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환자 중에는 추가적인 검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내ㆍ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었지만, 많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자주 받고 있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도 듣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고 소회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환자들은 불명확한 이유로 수술을 받았다”며 “그냥 둬도 상관이 없는 양성 갑상선 결절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해 갑상선 기능 항진상태가 되어 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부족한 의료자원조차 적절히 배분되지 못하고 낭비돼, 과잉진료, 과잉치료와 의료공백이 공존하고 있었다”며 “여러 단체들의 지원으로 의료장비 등이 공급이 되더라도 이를 다루는 제대로 교육받은 의사들이 없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 단장은 국제의료사업단장으로서 사업단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제의료사업단은 이화의료원의 가치인 상생, 공감, 화합의 정신으로 이화의료원이 가진 최고 수준의 자원들을 활용, 세계 무대에서 주연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외 병원 컨설팅, 의료진 교육, 환자 유치 등 온,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대서울병원은 김포공항은 물론, 강서구 마곡동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제2 코엑스’가 들어서면 의료와 관련된 다양한 국제 심포지엄 등이 개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제의료사업단은 이러한 시설과 환경을 적극 활용해 사업단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