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의사회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본궤도 진입 최선”

20일 추계학술대회 개최... 의대 정원 증원 중단 촉구 결의문 채택

2024-10-2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약뉴스] 내과의사회가 올해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된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를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20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27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사전 등록 257명, 현장 등록 41명으로 총 298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 대한내과의사회는 20일 ‘제27회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정용 회장은 “정기총회 및 추계학술대회는 매년 10월 중순에 회원들을 모시는 즐거운 행사”라며 “올해는 2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일방적 의대 정원 확대로 학생, 전공의, 공중보건의, 군의관, 봉직의, 개원의, 교수 등 모든 직군의 의사들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도의 아집과 독선은 미국 등 의료선진국도 부러워한 한국 의료를 무너뜨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며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의료계와 다시 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내과의사회 학술대회에는 전공의들이 43명이 참석했다. 다른 단체들에 비해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전공의 수가 적은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굳이 홍보하지 말자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내과의사회 학술대회는 정기총회도 같이 열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단촐하게 진행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 주에는 내과의사회 산하 학회인 한국건강검진학회와 한국초음파학회가 함께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무료 초음파 핸즈온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내과의사회는 지난달 30일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된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업은 동네의원이 고혈압 및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질환 상담과 영양ㆍ신체 활동 등 정보 제공과 교육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건강관리사업으로, 9월 30일 이후부터는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전국 동네의원이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 내과의사회는 올해 본사업으로 전환된 ‘1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만성질환관리위원회를 맡고 있는 서울시내과의사회 곽경근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던 시범사업이 본사업이 되면서 본인부담금으로 20%가 책정됐다”며 “본인부담금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경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업이 시작됐지만, 새로 시작한 회원들은 익숙하지 못하고,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회원들은 제도가 바뀌면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9월에는 어르신 독감 접종과 건강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기간이어서 제도 추진이 조금 더디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의협 만성질환관리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논의해 회원들의 편의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과의사회는 이날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정부에 ‘의대 정원 증원 중단’과 ‘1차 의료 살리기’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사회는 “지난 2월 정부의 비과학적이며 근거없는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우리나라의 의료는 몇 번의 골든타임을 허비한 채 백척간두의 끝에 내몰려있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의료 강국에 살던 국민들은 선거를 앞둔 정부의 정치공학적 의도로 점철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주문 하나 때문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이란 백년의 계획을 세우고 긴 호흡으로 꾸려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 결부된 의료인의 교육은 충분한 교육 자원, 실력 있는 교수진, 다양한 환자군에 대한 임상 경험과 체계적인 실습 등 정립된 교육 인프라 속에서 양성돼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필수의료의 붕괴는 정부의 수십 년에 걸친 만성적인 저수가 정책으로 인한 부실한 재투자와 필수 의료 인프라의 점진적 손실 및 신규 유입 인력의 감소, 지역간 불균형 발전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의료계와의 협의, 그리고 낮은 수가를 개선할 재정의 순증 없이는 어떤 정책도 빛을 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금의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모든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며 “일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의과대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꼬일 대로 꼬인 오늘날의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내과의사회는 조승철 총무이사의 제안으로, 헌혈 행사를 진행, 이정용 회장을 비롯한 여러 회원들이 동참했다.

▲ 헌혈을 기다리고 있는 이정용 회장.

해당 행사를 기획한 조승철 이사는 “1년에 2~3번 정도 헌혈을 하고 있는데, 의사가 진료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헌혈은 건강한 국민이라면 언제라도 할 수 있지만 그동안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닌가 싶어서 회원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헌혈에 참여한 이정용 회장은 “오늘 행사에 내과의사회 회원은 아니지만 강의를 들으러 왔다가 행사에 동참해준 분도 있었다”며 “의ㆍ정사태로 어려운 상황에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의사들의 마음에서 우러난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헌혈을 하기 전 문진표를 작성할 때 어떤 약들은 복용 시 헌혈 못 하게 되어있다. 이를 보니 요새 고령인구가 늘다보니 다약제 약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DUR이라는 시스템이 있지만 전체 다 걸러지는 것이 아니기에, 다약제 약물관리에 내과의사들이 관심을 가져아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