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나선모양으로 4~8개의 편모를 갖는 균주로 주로 위 점막층 및 점액에 위치하는 세균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6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50% 내외에서 이 균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한 세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위암을 포함한 위장질환이 빈번한 나라로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헬리코박터균 때문이다.
이 균은 주로 아동기에 가족 내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40대에 항체 양성률이 최대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찌개와 같이 여러 사람이 함께 음식을 섭취하거나 술잔을 돌리는 등의 행동으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기 쉽다.
헬리코박터가 위에 감염을 일으키면 균이 분비하는 독성인자로 인해 우리 몸 안에서 완전하게 균을 제거하지 못해 여러 소화기 질환을 발생하게 된다.
특히 헬리코박터균은 위의 전정부에 위치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가스트린 분비를 증가시켜 위산분비를 왕성하도록 하고 소마토스타틴이라고 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의 분비를 방해하게 만들어 십이지장궤양 발생률을 높인다.
위궤양 환자에서 헬리코박터균은 약 65~100%에서 검출돼 연관성은 분명이 있지만 반드시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감염이 만성 위염과 위축성 위염, 장상피 화생, 이형성의 순차적인 과정을 거쳐 장형 위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성인의 25%가 호소하는 흔한 소화기 질환인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40~70%에서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내시경으로 CLO검사를 시행하거나 요소호기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이는 헬리코박터가 유레이즈(urase) 라는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를 진단에 이용하는 원리이다.
이외에 위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하거나 혈청검사를 통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치료를 통해 80~90%정도 제균할 수 있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위식도역류질환 및 식도 선암의 경우에는 오히려 헬리코박터균이 이의 발생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으며 무분별한 치료의 경우 약제 내성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소화성궤양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감염이 진단되거나 위암 치료를 시행한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감염이 있다면 제균 치료는 필수적이지만 헬리코박터에 감염돼 있어도 증상이 없거나 특별한 기질적 이상을 동반하지 않으면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듯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질환에 대한 위험성이 객관적인 연구로 확인돼 있지만 진단 및 치료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사람 간 감염을 줄이고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자 위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한 불필요한 검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
<자료제공: 참튼튼병원 구로지점 내과 박찬익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