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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경화증, 질병활성도 높다면 처음부터 고효능제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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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경화증, 질병활성도 높다면 처음부터 고효능제제로”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4.06.19 0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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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오크레부스 허가...“전문가 믿고 자율권 보장해야”

[의약뉴스]

 

모든 약은 환자에 맞춰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로슈(대표이사 이자트 아젬)가 고효능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의 국내 허가를 획득,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자가면역 염증 반응에 의해 수초가 손상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수초란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로, 수초가 벗겨져 탈락될 경우 신경신호의 전도에 이상이 생겨 해당 신경세포가 죽게 된다.

다발성경화증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장애 없이 증상이 호전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재발이 반복되면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는다. 

현재까지는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이 없어 최대한 장애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 한국로슈는 1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오크레부스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림압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를 초청,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최신 지견과 오크레부스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 한국로슈는 1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오크레부스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림압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를 초청,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최신 지견과 오크레부스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오크레부스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의 탈수초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CD20 발현 B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다. 

다발성경화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elapsing Forms of Multiple Sclerosis, RMS) 뿐 아니라 치료 옵션이 없었던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rim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PPMS)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먼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OPERA I&II 허가 임상 연구에서 오크레부스는 대조군(인터페론 베타-1a) 대비 연간 재발률(Annualized Relapse Rate, ARR)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OPERA I 46%, OPERA II 47% 감소, 모두 p<0.0001).

또한, 두 연구의 통합분석에서는 12주 동안 대조군 대비 장애의 진행(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 CDP) 위험을 40% 줄였고(p=0.0006), 질병무활성근거(No Evidence of Disease Activity, NEDA) 달성 환자 비율은 75% 개선했다(p<0.001).  

이 연구의 오픈레이블 연장 연구에서는 오크레부스로 10년간 지속 치료받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77%가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92%는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했다.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ORATORIO 허가 임상 연구에서는 12주 동안 대조군(위약) 대비 장애의 진행 위험을 24% 줄였다(30.2% vs. 34.0%, p=0.0321).  

또한 이 연구의 오픈라벨 연장 연구에서는 투여 10년차 시점에 환자 36%가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80%가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 없이 보행이 가능했다. 

모든 3상 임상 연구에서 오크레부스와 관련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주입 관련 반응(Infusion Related Reaction, IRR)과 상기도 감염이었으며, 중증도는 대부분 경증 내지 중등도로 나타났다.

10년 간 오크레부스 투여군에서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고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오크레부스는 지난 5월 13일, 재발형 및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한국로슈는 1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오크레부스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림압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를 초청,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최신 지견과 오크레부스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임상 양상에 따라 재발완화형과 진행형(일차, 이차) 등으로 구분하지만, 요즘에는 질병 활성도에 따라 활성형과 비활성형으로 구분해 치료제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과거에는 재발 빈도를 낮추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생각했었지만, 재발과 연관된 악화보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에 재발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경우(Progression Independent of Relapse Activity, PIRA)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현재의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다발성경화증은 장애 정도에 따라 삶의 질과 사회 경제적 비용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면서 “다발성경화증의 치료 목적은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막는 것으로, 환자가 장애 없이, 병이 있어도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처럼 다발성경화증의 치료 목표 재발 방지에서 장애 예방으로 이동하면서 치료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효능과 안전성으로 구분했을 때, 일반적으로 면역을 강하게 억제하고 효과가 강하면 안전성이 떨어진다”면서 “이에 과거에는 면역조절 효과는 조금 떨어져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을 먼저 사용하고, 재발이 반복되면 면역을 가하제 조절하는 약으로 전환하는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전략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기에 면역을 강하게 조절해서 불씨를 잡아 질환의 경과를 늦추고 이후에 조금더 약한 약제로 전환하는 디에스컬레이션(de-escalation)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는 “2020년 Lancet에 보고된 연구 결과, 초기에 고효능 약제(high-efficacy disease-modifying therapies)를 사용한 경우 일반 약제를 쓰다가 고효능 약제로 전환한 경우에 비해 누적 진행 확률이 더 낮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이 연구가 발표된 이후 선진국에서는 디에스컬레이션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쓰는 경우 거의 모든 환자에서 질병무활성도가 유지됐지만, 뒤늦게 전환하면 어느 정도만 유지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고효능 약제로 치료하는 빈도는 22%로 미충족 수요가 있다”면서 “해외 전문가들이 권유하는 트렌드와 상반된 것으로, 가장 큰 이유는 고효능 약제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현재 우리나라에서 급여를 인정받고 있는 고효능 약제는 나탈리주맙(제품명 티사브리)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한 JC 바이러스 항체 보유 환자에게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어 급할 때만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 가운데 오크레부스가 공고한 근거로 허가를 받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오크레부스는 효능이 장기간 유지될 뿐 아니라 안전성과 편의성도 뛰어나 디에스컬레이션 전략조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오크레부스는 초기에 2주 간격으로 2회 주사한 후에는 6개월 간격으로 투약해 매주 주사하거나 매일 먹어야 하는 약보다 편의성이 높다”면서 “이상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인 주입관련 반응으로, 감염이 일부 증가하지만 장기 사용시 증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10년간 투약한 결과 재발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연간 재발률은 0.016으로 60여 년에 한 번 꼴로 재발하며, MRI상 염증 활성도도 처음부터 10년간 거의 0에 가깝게 유지된다”면서 “조기 투여에 따른 진행 억제 효과가 10년간 유지돼 재발 완화형 환자 10명 중 8명, 일차 진행형 환자도 3명 중 1명은 질병이 진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발 완화형 환자 가운데 보행에 문제가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가 92.1%, 일차 진행형 환자도 80.4%는 휠체어가 필요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면서 “장기 임팩트가 굉장히 크다”고 부연했다.

반면 “나탈리주맙은 어쩔 수 없이 끊어야 하는 약이고, 끊으면 리바운드로 더 악화되기도 하한다”면서 “따라서 디에스컬레이션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오크레부스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디에스켈러이션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편의성과 안정성을 갖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오크레부스 허가로 치료 옵션이 없던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제가 없다보니 유병률 조차 집계되지 않고, 의사들 사이에서도 인식률이 낮았지만, 오크레부스가 허가돼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환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 교수는 “이전에는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 치료제가 없어 효과가 떨어져도 재발완화형 치료제로 처방하기도 했다”면서 “이제 오크레부스 허가로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하면, 사각지대에 있던 환자들이 양지로 나와 보다 정확한 유병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들에게 치료제 선택의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다발성경화증에서 1차, 2차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2차에서 질병활성도가 높지 않다 약한 약을 쓰더라도, 1차에서 질병활성도가 높다면 처음부터 고효능 약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질병활성도는 두세 줄로 제시할 수 없다”면서 “환자에 맞춰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믿고 환자를 직접 보는 의사들에게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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