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판은 황금물결이 밤바다 처럼 일렁이고 하늘은 물감처럼 푸른색 이었습니다. 들판에서 서서 심호흡 한 번 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기침 한 번 하고 나니 가을이 깊어갔습니다.
시인은 들길에 서서 푸른 산을 쳐다 보았죠. 그리고 뼈에 저리도록 슬픈 생활을 이겨냈지요. 들길에 서서 푸른 하늘 한 번 쳐다 보는 여유로운 한 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들길에 서서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신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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