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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9-23 16:51 (월)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 의사 70%, 12시간 연속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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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 의사 70%, 12시간 연속 근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9.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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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어 의대교수들 ... 정부의 "의료 대란 없었다"에 반박

[의약뉴스] 추석연휴 기간 우려했던 의료대란이 없었다는 정부의 평가에 의료계가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의협이 “국민을 상대로 겁박해놓고 자화자찬한다”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의대 교수들은 전국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상대로 진행한 긴급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앞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가운데 맞이한 추석 연휴에 응급실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국민들을 상대로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며 혹시 모를 의료대란에 대비,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몇몇 사건사고가 발생했지만 염려했던 응급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1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응급실 대란 등 우려했던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휴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 특히 경증환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나보다 더 아픈 이웃에게 응급실을 양보해준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평가에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국민들에게 응급실에 오지 말라고 겁박하더니, 이젠 의료대란이 없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일격을 날렸다.

의협은 19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증환자의 응급실 본인 부담금을 인상한 채,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경증 및 비응급환자들에게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달라며 사실상 겁박에 가까운 미봉책을 펼쳤다”며 “이제와서 국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 덕분에 응급실 내원 환자가 올해 설에 비해 20% 줄었다며 의료대란은 없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더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9~20일 양일간 전국 34개 병원 수련병원 89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추석 연휴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근무현황에 대한 긴급조사를 진행,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근무시간에 대한 질문에 89명 중 28명(31.5%)가 48시간 이상 근무했으며, 9명(10.1%)은 64시간 이상, 3명(3.3%)는 104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응답했다.

최대연속근무시간에 대한 질문에 대해, 62명(69.7%)이 12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확인됐고, 15명(16.9%)은 16시간 이상, 이중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전의교협은 추석 연휴 동안 전국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상대로 진행한 긴급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 전의교협은 추석 연휴 동안 전국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상대로 진행한 긴급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전의교협은 “깨어난 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 수행능력이 급격히 감소하기에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후 20시간이 지난 후의 근무는 음주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사직에 대한 의향을 물어본 질문에는 46명(51.7%)이 실제 사직할 의향이 있다고 했고, 전공의 복귀가 무산될 경우 55명(61.8%)가 사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의교협은 “정부가 호언장담하듯 현재의 의료대란이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하루가 멀다고 발표하는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 큰 부담으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응급실 대란은 의료대란의 종착역이 아니라 의료대란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응급의료의 위기는 심각해질 것이며, 연이어 중환자실 등의 진료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와 학생들이 다시 병원으로 학교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에, 수련병원의 전문의와 교수들은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의 유지와 환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상황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이러한 사실을 현장의 의료진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불통과 무능력, 무책임한 정부의 의료정책은 전공의와 학생뿐만 아니라 전문의들마저 병원과 학교를 떠나게 할 것”이라며 “정부는 실체도 불명확한 10년 뒤의 허상을 쫓을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그리고 눈앞에 다가와 있는 의료붕괴의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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