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간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는 대신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전가할 것이란 지적이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자동차보험 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때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손해배상의료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규정했다.
심사에서 치료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자동차보험 지급보증이 종료돼 환자가 치료비를 부담하거나 건강보험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한의협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자배법 하위법령 개정은 자동차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교통사고 치료비를 국민건강보험으로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험사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유발하는 시행령 개정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2025년 4월 발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자동차보험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은 환자 중 연평균 약 37만 명이 합의 이후 동일 상병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총 822억 원의 건강보험 공단부담금이 추가로 지출됐다.
감사원은 해당 환자들이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으로 지급받은 향후치료비 4769억 원 중 상당 부분이 이중보상에 해당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자동차사고 관련 구상금 환수율은 2019년 74%에서 2020년 69.25%, 2021년 62.35%, 2022년 51.81%로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건강보험에서 선지출한 금액 중 보험사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한의협은 정부 부처간 불통도 꼬집었다. 국토교통부는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진행 상황을 공유받았을 뿐 긴밀한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는 것..
한의협은 “현재 입법예고된 개정안대로라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은 보험금 지급이 줄어드는 손해보험사이며,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 보험료 부담은 증가하고, 교통사고 피해자는 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사기업인 보험사의 비용 절감을 위해 공적기금인 국민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자배법 시행령 개정을 즉각 중단하고,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재정 전가 규모를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