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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6-11-06 19:14 (금)
[전문가 대담] 키트루다가 이끈 위암 치료 전략 다변화,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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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담] 키트루다가 이끈 위암 치료 전략 다변화, 남은 과제는?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6.08.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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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ㆍ병리과 김현기 교수

[의약뉴스]

 

여전히 소외되는 환자가 있다.

전이성 위암의 치료 전략이 세분화되고 있다.

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HER2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59 연구와 HER2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11 연구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전이성 위암이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로 접어든 것.

2009년 HER2 표적 치료의 이점을 확인한 ToGA 연구를 통해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 처음으로 HER2 양성과 음성이라는 선택지가 마련된 이후 약 15년 만에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중에서도 PD-L1 양성과 음성이라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추가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1월에는 키트루다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전이성 위암으로 확대돼 환자들의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으며. 5월에는 투약 시간을 크게 줄인 피하주사제까지 추가해 편의성까지 높였다.

이에 따라 5년 상대생존율이 100%에 근접한 조기 위암과 달리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전이성 위암의 치료 성적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최선의 결과로 이끌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환자들을 정확한 길로 이끌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급여 범위 등 현실적인 한계로 최선의 길을 선택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한 접근성 확대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환자들을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

이에 의약뉴스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와 병리과 김현기 교수를 만나 KEYNOTE-859 및 KEYNOTE-811 연구의 가치와 임상 현장의 과제를 조명했다.

 

▲ 전이성 위암의 치료 전략이 세분화되고 있다. 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HER2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59 연구와 HER2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11 연구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전이성 위암이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로 접어든 것. 이에 의약뉴스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사진 오른쪽)와 병리과 김현기 교수를 만나 KEYNOTE-859 및 KEYNOTE-811 연구의 가치와 임상 현장의 과제를 조명했다.
▲ 전이성 위암의 치료 전략이 세분화되고 있다. MSD의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HER2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59 연구와 HER2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KEYNOTE-811 연구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전이성 위암이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로 접어든 것. 이에 의약뉴스는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사진 오른쪽)와 병리과 김현기 교수를 만나 KEYNOTE-859 및 KEYNOTE-811 연구의 가치와 임상 현장의 과제를 조명했다.

 

◇한 해 3만 명 가까이 발생하는 위암, 병기에 따라 생존율에 극명한 차이
위암은 2000년 이전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률 부동의 1위였으나, 최근 들어 꾸준하게 감소해 5위까지 내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 해 3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 전체 신규 암 진단 가운데 10% 이상을 위암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위내시경 검사가 국가암검진에 포함돼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게 되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조기에 진단을 받아 완치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00년 이전까지 50%를 넘지 못했으나,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 최근에는 80%선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조기(국한병기) 위암 환자들의 5년 상대생존율은 97.6%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완치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민규 교수는 “위암은 한국을 포함한 극동아시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국가 차원의 검진을 시행해 왔고, 이를 통해 40세 이상인 경우 2년마다 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국내 위암 환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검진을 통해 발견된다”면서 “약 60~70%가 1기 조기 위암으로 진단되고, 이 경우 내시경적 절제술이나 수술을 통해 대부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조기 진단과 치료가 활성화되어 있어 위암은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이라는 인식도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치료가 잘 되는 암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오히려 병기가 진행될수록 생존율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암종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한 병기에 100% 가깝던 위암이 5년 상대생존율은 국소 진행 단계에서 62.2%, 원격 전이단계에서는 7.5%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민규 교수는 “전체 환자 중 20~30%는 2~3기에서 진단되며, 10% 정도는 4기로 진단된다”며 “2~3기 환자 중 일부는 수술과 보조항암치료를 받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잦고, 4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 전후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으나 이전에는 전이성 위암의 치료 환경이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부연했다.

병기뿐 아니라 위암의 아형(유형) 역시 예후와 연관이 있으며, 치료 전략도 달라진다.

김현기 교수는 “위암은 전통적으로 로렌(Lauren) 분류에 따라 크게 장형(intestinal type)과 미만형(diffuse type)으로 구분한다”며 “장형은 말 그대로 대장암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암이고, 미만형은 암세포가 뭉쳐 있기보다 흩어져 침윤하는 특성을 보이는 암으로, 일반적으로는 미만형이 예후가 조금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치료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면서 “미만형 위암은 현재 사용되는 여러 표적항암제의 표적이 되는 바이오마커가 잘 발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치료 옵션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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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과거에는 이러한 병리학적ㆍ분자적 분류가 치료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다양해지면서 환자의 종양 특성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특히 전이성 또는 4기 환자의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인종간 발생 양상에도 뚜렷한 차이
위암은 인종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서양인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위암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생률뿐 아니라 발생 양상에도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기 교수는 “동서양에서 장형과 미만형 같은 기본적인 병리학적 분류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해부학적 위치와 발생 기전, 배경이 다르다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정민규 교수는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암이 발생하는 위치로, 동양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위의 아래쪽(유문부)에 발생하는 암이 많고, 서양에서는 위식도접합부암의 비중이 높다”면서 “이러한 차이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와 식생활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서양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비만이나 식습관으로 인해 위식도 역류가 오랜 기간 지속돼 위식도접합부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동양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관련된 위암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부연했다.

해부학적 차이에 따라 접근 방법도 달라진다.

정 교수는 “위의 아래쪽에 생긴 위암은 주로 복강 내에서 수술이 이루어지지만, 위식도접합부암은 식도까지 침범한 경우 식도를 함께 절제해야 한다”면서 “이처럼 상황에 따라 위식도접합부암은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난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때문에 위식도접합부암에서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며 “다만 병리학적으로는 대부분 선암이기 때문에 진행성 질환의 약물치료에서는 위암과 위식도접합부암을 함께 다루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허셉틴이 만든 전이성 위암 치료 선택지, 키트루다로 확산
다른 암종에 비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지만, 위암 역시 병리과의 진단으로부터 본격적인 치료의 여정이 시작된다.

암의 진위부터 시작해 암의 종류와 악성도, 해부학적 위치, 침범 정도 등에 따라 치료의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현기 교수는 “병리과의 역할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면서 “첫 번째는 내시경 생검으로 얻은 작은 조직을 통해 실제 암인지, 암이 의심되는 병변인지, 또는 심한 염증 등으로 암처럼 보이는 비종양성 병변인지 진단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수술 검체를 통해 병리학적 병기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T, MRI 등을 이용해 수술 전에 판단하는 것은 임상적 병기이고, 실제 수술 후 종양이 위벽을 얼마나 침범했는지, 종양의 크기는 어떠한지, 림프절 전이가 몇 개 있는지 등을 평가해 결정하는 것이 병리학적 병기”라며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전이성 또는 4기 위암 환자에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선택하기 위한 다양한 분자ㆍ면역학적 검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위암에서도 조금씩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지만, 2000년 이전까지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에서는 항암화학요법 이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이 가운데 2009년, 국내 연구진을 주축이 되어 진행한 ToGA 3상 연구 결과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회에 발표되고, 이듬해 The Lancet에 게재되면서 처음으로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 선택지가 마련됐다.

ToGA는 HER2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로슈)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한 연구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허셉틴을 추가함으로써 사망의 위험을 26% 낮춰 역사상 처음으로 위암에서 표적치료의 시대를 열었다.(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 13.8개월 vs 11.1개월, HR=0.74, P=0.0046)

그러나 위암에서 표적치료의 대상이 되는 HER2 양성 환자는 15~20% 정도로, 여전히 80% 이상의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외에 대안이 필요했다.

하지만 특정 표적을 억제해도 다른 경로로 암이 진행하는 위암의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이 가운데 표적치료제와는 기전이 다른 새로운 개념의 면역항암제들이 등장, 다시 한번 전기가 마련됐다.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환자들도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해 치료 성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특히 키트루다는 KEYNOTE-859 연구에서 PD-L1 발현 여부에 상관없이 사망의 위험을 줄인 것으로 보고해 이목을 끌었다.

이 연구 역시 국내 연구자들이 주도한 임상으로, 중앙 추적관찰 54.8개월 시점에 분석한 결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한 그룹은 항암화학요법군에 비해 사망의 위험이 22% 더 낮았다.(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2.9개월 vs 11.5개월, HR=0.78, P<0.0001)

PD-L1 발현율이 10(CPS 기준) 이상인 환자에서는 사망의 위험이 36% 감소,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키트루다의 이득이 더 큰 양상을 보였다.(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5.8개월 vs 11.8개월, HR=0.64, P<0.0001)

나아가 이 연구의 한국인 대상 하위 분석에서는 기존의 표준요법군의 생존기간이 15.2개월로 글로벌 데이터(11.5개월)을 크게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이점은 유지됐다.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의 데이터 역시 19.5개월로 글로벌 데이터를 크게 상회, 항암화학요법군 대비 사망의 위험이 20%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된 것.(HR=0.80, 95% CI 0.55-1.15)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 1월부터 HER2 음성 전이성 위암 환자에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병용요법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급여범위는 PD-L1 발현율 10 이상으로 설정, 임상 데이터와는 괴리가 있다.

정민규 교수는 “KEYNOTE-859는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로, 연구 과정에서 CPS 1 이상, CPS 10 이상 등으로 환자군을 나누어 분석했다”면서 “따라서 연구 자체와 허가 측면에서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강조했다.

다만 “CPS 10 이상인 환자에서 반응률이나 생존율 등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사실이고, CPS 1 이상인 환자가 CPS 0인 환자보다 치료 혜택이 큰 경향도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 기준보다 낮은 환자 가운데서도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CPS 10 미만이라 키트루다 급여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CPS 5 이상에서는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다른 면역항암제가 있어 대안이 있을 수 있지만, CPS 5 미만인 환자는 그마저도 없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PD-L1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완전한 바이오마커는 아니다”라며 “CPS가 높을수록 전반적으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만 낮은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재 급여 기준 때문에 임상적으로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PD-L1 CPS 10 미만의 환자에서도 혜택을 보인 임상 데이터와 바이오마커로서 PD-L1의 한계를 고려하면,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 

정 교수는 “예를 들어 MSI-H 위암은 여전히 급여에 제한이 있다”면서 “MSI-H인 환자는 키트루다를 포함한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매우 좋은데, 아직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환자들이 급여 기준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일부 환자들은 비급여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현기 교수는 “임상 데이터를 보면 CPS가 낮거나 0인 환자에서도 면역항암제의 혜택이 나타난다. CPS 1, 5, 10이라는 숫자는 생물학적인 현상을 완전히 구분하는 절대적 기준이라기보다 보험 재정과 비용효과성 등을 고려해 정해진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서 “반면 임상적으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의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 가운데 “MSI-H와 EBV 양성 위암은 전이성 위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4~5% 정도로 많지 않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면역반응이 활발한 종양이어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상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바이오마커라고 생각한다”면서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급여체계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 김현기 교수는 “PD-L1 CPS의 1, 5, 10이라는 숫자는 생물학적으로 암을 완전히 나누는 절대적인 경계라기보다 임상시험과 제도적 판단에 따라 정해진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 간 일치도에 대한 데이터도 이미 상당히 축적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보다 빠르게 검사법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현기 교수는 “PD-L1 CPS의 1, 5, 10이라는 숫자는 생물학적으로 암을 완전히 나누는 절대적인 경계라기보다 임상시험과 제도적 판단에 따라 정해진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 간 일치도에 대한 데이터도 이미 상당히 축적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보다 빠르게 검사법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키트루다가 개척한 또 하나의 갈림길, PD-L1 양성ㆍHER2 양성
ToGA 연구의 유산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연세암병원 라선영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이 PANTHERA 연구를 통해 HER2 양성 위암에서도 면역항암제의 이점을 확인한 것.

ToGA 요법(허셉틴+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를 추가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76.7%로 이전에 ToGA 요법이 보고했던 47%를 크게 상회했으며, 이 가운데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도 16.3%에 달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역시 19.3개월로 ToGA에서 보고했던 13.8개월보다 반 년 가까이 늘어났다.

PANTHERA 연구 결과는 글로벌 3상 임상 KEYNOTE-811 연구로 이어졌고, 결과는 기대를 충족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0.0개월로 대조군인 ToGA 요법군의 16.8개월을 상회, 사망의 위험이 20%(HR=0.80, P<0.0040) 더 낮았던 것.

객관적반응률 또한 키트루다 병용군이 72.6%로 ToGA 요법군의 60.1%를 크게 상회했으며, 이 가운데 17%에서는 완전반응이 보고됐다.

다만, 이 연구의 하위 분석에서는 PD-L1 음성 환자에게는 뚜렷한 이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9년 ToGA 연구를 통해 갈라지기 시작한 전이성 위암의 치료 선택지는 KEYNOTE-811로 이어지며 ▲HER2 음성, ▲HER2 양성ㆍPD-L1 양성, ▲HER2 양성ㆍPD-L1 음성으로 분화됐다.

정민규 교수는 “HER2 양성 위암에서는 트라스투주맙(허셉틴)이 나온 이후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여기에 키트루다를 추가한 병용요법은 약 15년 만에 HER2 양성 위암에서 생존율과 반응률, 종양 감소 측면의 개선을 가져온 매우 고무적인 요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반응률이 70% 이상이고, 일부 환자에서는 영상학적으로 종양이 보이지 않는 완전관해까지 나타난다”며 “이런 환자 중에서 일부는 장기 생존이 가능하거나 실제로 매우 오랫동안 질환이 조절되는 환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지난 1윌부터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가운데 PD-L1 CPS 1 이상인 환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정 교수는 “과거 4기 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개별 환자 입장에서는 과거에 기대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 생긴 변화라고 볼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HER2 양성이면서 PD-L1 CPS 1 이상인 환자에게는 현재 급여가 적용되고 있어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좋은 치료 옵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선택지, 바이오마커 중요성 확대
다른 암종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최근 CLDN 18.2이라는 새로운 표적이 추가됐고, 면역항암제가 수술 전ㆍ후 보조요법으로 전진하면서 위암 치료의 선택지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선택지가 늘어나는 만큼 최선의 치료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병리과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검사로 인한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바이오마커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놓인 것.

특히 면역항암제는 모두 PD-L1 발현율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하지만, 약제별로 필요한 검사법이 달라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김현기 교수는 “모든 바이오마커 검사를 반드시 처음부터 한 번에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의 병기와 치료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수술 후 2년이 지나 재발했다면 과거 수술 조직을 다시 꺼내 필요한 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같은 PD-L1을 평가하더라도 22C3, 28-8, SP263 등 서로 다른 항체를 이용한 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약제별 임상시험과 허가·급여 기준에 사용된 검사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민규 교수는 “여러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면 검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고, 제한된 조직을 여러 검사에 사용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면서 “같은 조직으로 여러 차례 염색을 해야 하고, 추가적인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면 정작 조직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검사를 가능한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암종에서는 한 검사법을 다른 치료제 선택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위암에서도 이와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각각의 약제 허가와 급여 기준이 특정 검사법과 연결돼 있어 실제 진료에서는 그 기준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PD-L1 검사법 간 상호 교환성 인정을 꼽았다. 상호 교환성을 인정하면 면역항암제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 검사를 중복해서 진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 

관련 근거도 충분하게 축적되어 있다는 전언이다. 실례로 최근 라선영 교수는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를 평가한 3상 임상에서 PD-L1 검사법이 달라져도 결과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정민규 교수는 “PD-L1 양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2C3, 28-8, SP263을 각각 시행해야 하는 현재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현재 여러 PD-L1 항체 사이의 일치도와 상호교환성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축적돼 있다”면서 “조직을 아끼고 검사 과정을 단순화하기 위해서라도 한 가지 검사법으로 통합하거나 검사법 간 호환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언제 상호교환성이 제도적으로 인정될지 구체적인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임상적 근거보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면역항암제의 급여 기준이 PD-L1 발현율에 따라 구간별로 명확하게 구분된 가운데 판독자별로 PD-L1 발현율에 차이가 나타나는 상황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를 활용한 디지털 병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PD-L1 CPS는 0에서 100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스펙트럼으로, 따라서 판독하는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동일한 조직을 두고도 한 사람은 1로 보고 다른 사람은 2로 볼 수 있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실제 조직 안에는 수많은 세포가 있기 때문에 모든 세포를 하나씩 세어 판독하지 않는다”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비율을 평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관찰자 간 차이가 생길 수 있고, 같은 판독자라도 다른 날에 판독하면 결과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HER2 검사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으면 판독자 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반면, PD-L1은 충분히 훈련을 받아도 판독자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검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런 부분은 결국 조직을 디지털화하고 AI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사람의 눈에만 의존하기보다 디지털 병리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정민규 교수는 "현재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꼽았다.
▲ 정민규 교수는 "현재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꼽았다.


◇키트루다 피하주사제 허가, 환자는 물론 의료진ㆍ의료자원 부담 감소
한편, 지난 5월, MSD는 키트루다 피하주사제(SC)를 추가로 허가받아 투여 방법의 측면에서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기존 정맥주사제(IV) 투여 시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과 달리 투여 시간을 약 1분으로 줄였다. 연간 총 투여 시간을 약 96.7% 줄일 수 있는 수치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교차 투여도 가능해 환자나 의료 현장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약제를 전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투약 간격도 3주 또는 6주로 선택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HER2 표적치료제에서 먼저 피하주사제가 개발된 터라, 키트루다까지 피하주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규 교수는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항암 주사실은 상당히 붐비고, 환자들이 주사를 맞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기존 키트루다 정맥주사에 30분이 소요됐다면 피하주사는 투여시간을 1분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측면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또한 “HER2 음성 위암 환자에서 치료를 이어가다 보면 옥살리플라틴의 신경독성 때문에 옥살리플라틴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고, 이후 키트루다와 경구 항암제 중심으로 치료한다면 정맥주사를 위한 혈관 확보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도 생길 수 있다”면서 “피하주사와 경구약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환자의 편의성뿐 아니라 간호 인력의 업무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줄어들면 소요되는 의료 자원도 감소해 다시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감소하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기 교수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실제 일정을 보면 단순히 주사시간이 30분에서 1분으로 줄어드는 정도의 차이로만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지방에서 새벽부터 올라와 채혈하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다시 주사실에서 두세 시간을 기다린 뒤 항암제를 맞는 환자도 많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가 하루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하주사로 실제 투약시간이 줄고 주사실의 회전이 빨라진다면 한 환자의 투약시간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자들의 대기시간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실제 환자가 투병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늘어나는 위암 치료 옵션, 남은 과제는
2000년 이후 위암의 치료 성적은 눈부시게 발전해 5년 상대 생존율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치료 성적은 내시경을 활용한 조기 검진으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 여전히 10%를 하회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치료 옵션이 크게 늘어 전이성 위암의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2년을 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위암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고 평가됐던 폐암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5년을 넘어서는 데이터가 발표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정민규 교수는 전이성 위암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먼저 “HER2나 PD-L1 같은 바이오마커가 양성인 환자는 최근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상당히 늘어난 반면, 젊은 여성에게서 볼 수 있는 미만형 위암처럼 HER2나 PD-L1 등이 모두 음성으로 나오는 환자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는 급여의 문제로, 현재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가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꼽았다.

여기에 더해 “세 번째는 검사의 문제”라며 “현재는 동일한 PD-L1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검사법을 각각 시행해야 하는데 이를 하나로 통일할 수 있다면 조직을 절약하고 더 빠르게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현기 교수 역시 PD-L1 검사법의 상호 교환성 인정과 디지털 병리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병리과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PD-L1 검사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현재 22C3, 28-8, SP263 등 여러 검사를 각각 시행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이미 보다 폭넓게 검사 간 호환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PD-L1 CPS의 1, 5, 10이라는 숫자는 생물학적으로 암을 완전히 나누는 절대적인 경계라기보다 임상시험과 제도적 판단에 따라 정해진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사 간 일치도에 대한 데이터도 이미 상당히 축적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보다 빠르게 검사법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PD-L1처럼 판독자의 주관성이 개입할 수 있는 검사는 디지털 병리와 AI를 이용해 객관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AI와 디지털 기술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나아가 “마지막으로 MSI-H와 EBV 양성 위암처럼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생물학적으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도 중요하다”며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료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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