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의료법인의 임원 교체와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정산금을 주고받기로 한 약정은 의료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해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원고 A씨와 B씨가 주위적 피고인 의료법인 C재단과 예비적 피고인 이사장 D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 역시 원고들이 전액 부담하라고 명했다.
A씨는 2023년 8월 관련자 E씨와 60억 원 규모로 C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의 경영권을 양도ㆍ양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에 따라 기존 이사였던 원고 B씨 등이 이사직에서 사임했고, 양수인 측이 지명한 D씨 등이 새롭게 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D씨와 E씨는 2024년 12월 경영권 승계 잔금 명목으로 A씨에게 3억 8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다. A씨는 이 잔금 채권 중 1억 2000만 원을 B씨에게 양도한 뒤, C재단을 상대로 약정금 지급을 요구했다. C재단을 약정 당사자로 볼 수 없다면 이사장 D씨가 개인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약정이 이사회 결의 누락 등으로 무효가 돼도 피고들이 적법한 권한이 있는 것처럼 기망했으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약정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제51조의2가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의료법인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임원 지위의 사적 유상양도를 방지하기 위해 신설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며 “사회복지법인 임원 선임 대가 수수를 처벌하기 위해 신설된 사회복지사업법 규정과 동일한 취지로 입법한 만큼, 이를 위반한 유상양도 계약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원고 B씨가 이사에서 사임하고 E씨가 지명한 D씨 등이 이사로 취임하는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 역시 의료법 제51조의2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약정 전체가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예비적으로 제시한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도 배척했다. 강행법규를 위반해 무효가 된 약정을 근거로는 원고들에게 정당한 재산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나아가 재판부는 “강행규정 위반으로 계약이 무효가 된 이상 원고들에게 약정금 상당의 채권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들의 불법행위나 기망행위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는 무효인 약정금 상당액은 불법행위로 입은 손해 범위에 포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