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민간 중개매체의 운영기준을 강화하고, 자체 검증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의약품 선택과 가격비교를 유도하는 알고리즘 등에 대한 관리기준을 중개매체 신고ㆍ인증 요건에 반영하도록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제도 시행 이후에는 민간 플랫폼의 법령 준수 여부를 직접 검증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약사회 이광민 부회장과 노수진 총무ㆍ홍보이사는 26일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하위법령 입법예고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비대면진료 대상환자와 의약품 처방기준, 중개매체 신고ㆍ인증 기준 등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의료법은 오는 12월 24일부터 시행하며,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11월 9일까지 진행한다.
정부는 제도화에 따라 환자의 진료 자격 확인과 처방전 전달 등을 지원하기 위한 공적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은 환자 본인 확인과 초ㆍ재진 여부, 진료이력 등 비대면진료에 필요한 정보 확인을 지원한다.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은 의료기관이 발행한 처방전을 공적 저장소에 등록해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광민 부회장은 "건강보험공단이 비대면진료 공공 플랫폼 앱을 별도로 만들고 있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민간 비대면진료 중개매체도 신고나 인증을 거쳐 활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민간 중개매체가 없어진다고 할 수는 없고, 서로 보완적으로 경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중개매체에서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더라도 의사가 처방전을 발행하면 전자처방전달시스템에 등록하도록 돼 있다"며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키 값이 전송되면, 해당 약국에서 그 값을 통해 공적 시스템 저장소에 있는 처방 내역을 불러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공적 시스템은 제도 시행 시점까지 완벽하게 구축하기는 어렵다는 전언이다. 이에 시스템 운영 전까지는 기존과 같이 팩스나 전자메일로 처방전을 전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노수진 총무ㆍ홍보이사는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완 수단이며, 약사회는 처방전이 위ㆍ변조 없이 정확하게 약국에 전달되고 특정 약국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시기적ㆍ물리적으로 제도 시행에 맞춰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방향성 자체는 바르게 가고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적 시스템을 마련하더라도 민간 중개매체는 계속 운영되는 만큼 약사회는 기존 플랫폼의 운영 방식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환자가 의약품과 처방 횟수를 선택하고, 중개매체가 보여주는 가격 등 정보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선택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은 의사의 진료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의약품을 안전과 질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가격비교를 통해 물건을 사듯이 선택하게 하는 것은 보건의료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약사회는 중개매체의 알고리즘과 화면 구성 등에 대한 관리기준을 시행규칙과 고시, 신고ㆍ인증 요건에 반영하도록 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별점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으로, 복지부 역시 이와 관련한 문제점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시범사업 기간에는 사실상 비대면진료가 전면적으로 허용됐고, 가이드라인만 보강했을 때 실효적인 조치는 굉장히 부족했다"며 "제도화 이후에는 처방 횟수 제한과 비대면진료의 처방ㆍ조제 범위 등이 확정돼 상당 부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고, 위반 시 벌칙 조항에 따라 실효적인 관리ㆍ감독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특히 "중개매체에 대한 의무 조항도 생겼으며, 현재 의료법에 맞춰 시행규칙과 시행령, 고시, 표준지침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사회는 초진 비대면진료의 처방일수 제한에 대해서도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가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복지부 입법예고안은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를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하되, 해당 질환의 진료ㆍ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료인이 계속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1회에 한해 30일 이내 처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간 중개매체 운영에 대해서는 자체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다. 비대면진료 중개매체 모니터링ㆍ검증 TF를 확대해 플랫폼의 화면 구성과 실제 운영 방식 등이 개정 의료법과 하위법령, 고시, 인증 요건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를 회원들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계속해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중개매체와는 협력해서 일할 수 없다"면서 "위반 사항이 있으면 복지부와 협의해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약사회는 비대면진료 관련 하위법령과 고시 등이 확정되면 임원 대상 설명회를 먼저 개최하고, 이후 회원들에게 온ㆍ오프라인 설명회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