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다리를 높이 들자.가볍게, 더 가볍게.그리고 크게 내딛자,성큼 성큼 앞으로.가을이 바짝 다가왔다.계절의 변화는 우리를 들뜨게 한다.두근 거리게 만든다.설렌다.

[의약뉴스]직박구리의 먹이가 되었다.먹다 남은 것은 이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산딸나무의 붉은 열매다.하얀 꽃이 이렇게 변했다.자연은 볼 때마다 인간에게 겸손하라고 가르친다.매번 그걸 잊어 버리는 것이 문제지만.

[의약뉴스]뜨거운 태양이 얄밉다가도이렇게 열매를 맺게 해주는 걸 보면 고맙다.태양을 피해 그늘을 찾을 때도너를 원망하지는 않았다.나는 안다, 네가 없으면 열매가 없다는 걸.

[의약뉴스]드물어서 더 반갑다.잎이 나면 꽃을 볼 수 없고꽃피면 잎이 지니그 만날 수 없는 애절함.생각이 의식을 지배할 때노랑 상상화는 처연하다.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의약뉴스]한적한 벤치에 사람 대신 금계국이 주인이다.나무 틈 사이로 싹을 띄우고 꽃을 살려냈다.대단하다.살려는 의지는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꽃도 쉬어가야지.사람만이 휴식의 전유물은 아니다.

[의약뉴스]어느 장면에서 보아도 위풍당당하다.무려 여섯 개의 다리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여차하면 후려칠 기세다.두툼한 앞다리는 마치 인간의 팔 같다.놈을 보다 가만히 오른팔을 구부려 본다.알통으로는 상대가 안 된다.단단히 뭉친 근육질은 적을 제압하는데 요긴하다.상당히 공격적인데 그런 명령은 발이 아니라고약하게 생긴 머리가 내린다.심술궂은 노인네 같은 저 외계인처럼 생긴 머리는 관상학적으로도심술궂다.사마귀나 인간이나 관상은 과학이다.

[의약뉴스]알이다, 알. 새알을 보는 순간 주변을 본다.다른 사람도 알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없을 것이다. 하루에 수 천명이 이용하는 번잡한 광장이라해도.누가 고개를 들고 나무위를 들여다 보겠는가. 이 바쁜 세상에.무사히 부화할까.하얀 알, 두개의 맑은 알.보기 무섭게 달려 들었던 어린 시절.먹을 것도 없는 것을 깨고,손에 흘러내린 노른자의 끈적한 추억.알을 보았다, 누가 티 한점 없이 맑은 알을 보았다고 하는가.요즘 하늘이 알처럼 맑다.신동엽의 시가 생각나는 가을 초입이다.

[의약뉴스]나비는 좋아해도 나방은 싫다.날아다는 꽃이라고 불리는 나비를 보면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나비목에 속하고 같은 벌레지만 나방은 '벌레 대접'만 받는다.인간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하지만 나방은 그걸 신경쓰지 않는다.나방이기 때문이다.좀 뚱뚱하고 못생긴 건 생존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녀석은 밤에 주로 활동한다.그래서 나비보다 종류나 숫자가 많아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의약뉴스]휴가철이다.떠나는 사람이 많다.그러지 못한 처지도 있다.그렇다면,발리의 하늘이 부럽지 않은도림천에서 바라본일몰을 감상해 보자.휴가가 따로 있나,이게 휴가지~이렇게라고 위안을 삼으면아니한 것보다야 낫다.

[의약뉴스]그 많은 인파는 어디로 갔나붐비기로 유명한 지하철 입구가 순간 썰렁하다.인간의 움직임은 소나기보다 빠르다.더 빠른 건 자전거다.휙휙 하고 지나간다.그보다 빠른 게 있다.배농나무의 꽃이붉게 익은 그것이한 곳에 몰려 있다.비바람이 몰아치는어느 날 오후.

[의약뉴스]아기 돼지 삼 형제 아니청년 오리 삼 형제가나란히나란히걸어가고 있다.뒤뚱거리는 뒤태가 나, 오리요 하고 말한다.엄마 오리가풀숲에 숨어서제대로 가고 있는지싸우지는 않는지적은 없는지지켜보고 있다.

[의약뉴스]보아서 아름다운 것은가까이 다가가서 보아야 한다.땅에 떨어졌어도누군가의 발에 짓밟혔어도꽃은 꽃이다.노란 꽃의 주인공은 모감주나무다.이름처럼 꽃도 야무지다.먹으면 취할 것 같다.모감주는 술의 한 종류일까.누군가 모감주를 팔았으면 좋겠다.

[의약뉴스]들쑥날쑥한 날씨가 이어진다.습도는 높고 대기는 가라 앉았다.누군가는 불쾌지수가 높아진다.하지만 자연은 이런 멋진 선물을 안긴다.무려 다섯가지 색이다.하늘을 보라,짜증난 것다 사라진다.기분은 그야말로 한끗차이다.

[의약뉴스]돌이 드러났다.돌대가리의 그 돌이다.애초에 드러났던 것이잠시 숨어 있다 다시 나왔다.돌은 숨어 있을 때가 좋은지이렇게 밝은 세상에 나온 것이 좋은지돌에게 물어봐야겠다.그러기 위해서는 돌다리를 건너야 한다.이때만큼은 돌대가리가 아니다.

[의약뉴스]비바람 불더니 이렇게 됐다.어차피 그렇게 될 것인데한 계절이가고 있는데장미꽃이 떨어진 들 무슨 대수랴.여름작열하는 태양뜨거운 바다누군가에게 낙화는기다렸던 시간의손꼽아 세었던순간이다.

[의약뉴스]유월은 꽃의 계절만은 아니다.곤충들도 한 자리 차지해야 한다.사랑도 해야 하고살도 찌워야 하고치장도 해야 한다.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그것이 자연이고자연 없는 곳에서인간은 살 수 없으니이들의 존재는 더 없는 기쁨이다.

[의약뉴스]땅에 떨어진 것을사람들이 밟고 지나갈까봐돌에 얹어 놓고 보니가을 감이,붉게 익은 홍시가 눈에 선하다.익지 못했어도나의 낙하는다른 이의 축복으로 이어지니그리 서러워할 일도 아니다.그래도 이건 너무 이른걸.

[의약뉴스]타이티만 붉으냐서울 하늘 아래구로구 아래 도림천에도불기둥이 있다.보라, 저 태양을폴 고갱이 사랑했던 기운을서머싯 몸이 그려냈던광기를,여기서 본다.요즘만 같아라날씨 칭찬에 입이 부르튼다.타이티 안 부럽다.가보지 않았어도.그래서 가보고 싶다.

[의약뉴스]파랑과 빨강이 만났다.그래서 보라가 나왔다.거기에 노랑이 더해졌다.나도 좀 끼워줘.그래서 친구가 됐다.하룻밤 지나고 나니아침 햇살을 받고 보니진짜 보라, 참보라, 왕보라가 됐다.양달개비로 불리는 자주닭개비,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았는데너는 내게로 와수수께끼가 됐다.

[의약뉴스]시들었어도향기는 남아 있다.썩어도 준치라고 하더니과연 그대는 오월의 여왕답게이름값을 한다.들이민 코를 떼기 싫다.장미는 그런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