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회원투표’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정부를 뒤흔들려 하고 있지만 그 무기의 빈번한 활용으로 인해 회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의협은 정부에게 의사들의 뜻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달 말 ‘총파업 투표’라는 명목 하에 전국 모든 의사를 대상으로 회원 투표를 벌였다.
2월 21일부터 8일간 실시한 투표 결과 3만 7472명의 의사회원이 총파업 돌입에 찬성, 지난 10일 예정대로 많은 개원의 및 전공의가 자체 휴무를 가졌다.
의협은 또 지난 17일부터 재차 대회원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는 16일 발표된 의정협의문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 협의안이 채택되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24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의협이 최근 벌인 투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의협은 3일부터 3일간 투쟁계획의 세부사항에 대한 투표를 다시 벌였다.
이 설문은 10일 하루 전면 파업 실시 후 24일부터 무기한 진료를 하는 기존안과, 또 10일부터 무기한 진료를 벌이는 새로운 안에 대한 것이었다. 이 투표에는 총 1만 1082명이 응답했고 기존 안이 채택됐다.
하지만 투표자 수나 기한, 준비과정만 놓고 볼 때 3일 벌인 투표는 무척 조급했다. 당시 한 의사는 투표 공지 글을 보고 “왜 이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가”라며 불안감을 보였다.
또 다른 개원의 또한 “그냥 기존안을 우직하게 밀고 가는 게 낫다”며 남발되는 투표에 걱정을 보였다.
한 달 동안 세 번의 투표가 이뤄졌지만 더 많을 수도 있었다.
의협은 당초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중재안을 기반으로 7일부터 3일간 긴급 설문조사를 벌이고 총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협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안을 청와대가 거부, 총파업 철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투표도 치러질 뻔했다.
16일 이뤄진 의정합의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에 대한 계획이 발표했으나 의협이 주장하는 것과 정부 측이 해석하는 내용이 판이하게 달랐던 것.
이에 의협은 19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건정심 관련 혼란에 대해 공문을 보내 분명한 답장을 받는다. 그래서 보건복지부가 합의문 내용을 부인할 경우 현 투표를 중단하고 재투표를 한다’는 주제로 이사들의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이사들은 “낙장불입인데 정부에게 부인하거나 되돌릴 기회를 줄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모으고 현재 진행 중인 투표를 계속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