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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시장 문 두드리는 대형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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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시장 문 두드리는 대형 보험사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4.07.1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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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올라케어 인수 이어 삼성화재-굿닥 업무제휴...보건의료계 부작용 우려

[의약뉴스] 대형 보험사들이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앞두고 관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KB헬스케어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올라케어’를 인수한 데 이어 삼성화재도 비대면 진료 업체 ‘굿닥’과 연계한 보험상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굿닥은 최근 삼성생명과 제휴를 맺고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굿닥은 최근 삼성생명과 제휴를 맺고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굿닥은 최근 SNS를 통해 삼성생명과 제휴를 맺어 이용자들이 삼성생명에서 제공하는 보험상품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보험 가입비는 굿닥에서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KB손해보험에 이어 대표적인 대형 보험사로 꼽히는 삼성생명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연계를 시도하자 보건의료계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곧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라 해석했다.

대형 보험사들이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마무리되기 전에 한 박자 빠르게 관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건의료계 관계자 A씨는 “보험사들 입장에서 보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의 연계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며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몰리는 곳이고, 빅데이터를 추출하기도 용이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대형 보험사들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제휴를 맺거나 인수를 시작한 것은 주변 환경이 변화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의 친(親)산업적 기조 또한 대형 보험사들의 비대면 진료 시장 진출 근거로 꼽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민생토론회에서 “데이터가 돈”이라며 “(보건의료데이터를) 국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보험사들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연계해 빅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 시장 진출을 시도한다는 분석이다.

A씨는 “정부 기조도 환자 민감정보를 익명 처리해 산업에 활용해야 한다는 쪽”이라며 “보험사들이 이 기조를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출 허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며 “그렇기에 보험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비대면 진료 체제가 꾸려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형 보험사들의 비대면 진료 시장 진출이 환자들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보건의료계 관계자 B씨는 “보건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반대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열릴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 법제화 과정에서 플랫폼들이 비대면 진료 관련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한다면 보험사들이 업무 제휴를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면 보험사와 환자 사이에 정보 불균형이 발생하고, 환자들이 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며 “결국 환자에게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자본의 힘이 지나치게 커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장의 환경도 바뀌지만, 이를 정부와 국회가 제어해야 한다”며 “거대 자본의 시장 진출을 잘 지켜보고,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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