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문가들 ...분업 심포지엄 참석 발표
의약분업 제도가 시작된 지 12년이 지난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의약분업이 실패한 정책이라 평가했다. 대한병원협회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의약분업제도 개선 전국민 서명 운동 결과에 대한 보고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곳에 모인 이규식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한국병원경영연구원 강보영 연구 실장,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 대한중소병원협회 권영욱 회장 등 대부분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의약분업에 대해 ‘문제 많은 제도’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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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 | ||
이규식 교수는 “당초 의약분업의 목표는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 약제비 절감, 환자의 알권리 및 의약 서비스 향상, 그리고 제약 산업 발전 및 유통 구조 정상화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생제 사용 정도만 낮아졌을 뿐 나머지는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복약 지도료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간 돈은 2009년 한 해에만 3084억원이었다. 또 그간 의약분업에 대한 별 평가가 없었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 의료시스템을 바꾼 큰 사건인데 평가조차 없다. 과연 의약분업으로 의도한 결과가 나왔을까. 의약분업은 실패한 제도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연구실장은 “나는 의약분업의 정책 목표는 일단 달성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문제점이 있고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라 말했다.
“의료기관은 서비스업을 한다. 편리성 확보를 위해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의약분업은 환자의 선택권을 박탈했다. 경제적 부담이 증가했고 불편을 겪는 이중고를 환자가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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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 | ||
이 실장은 “복지부는 당초 의약분업 시행으로 재정 부담이 감소한다 말했는데, 결국 잘못됐다는 게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약을 탈 경우 문전 약국에서 지을 경우보다 싸다. 47%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이 실장은 의사와 약사가 모여 있을 때 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두 전문가가 같은 관내에 있으면 경제적 유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포상신고제나 리베이트 쌍벌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로 이를 막고 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권영욱 회장 “이미 12년이 지났고 늦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국민을 위한 명분이라면 의약분업을 꼭 재고해봐야 한다.”라고 소리 높였다.
권 회장은 “지금껏 들어간 약제비가 66조 정도인데, 그 중 반만 절감됐더라도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보장성을 확보해줬겠는가.”라며 재정의 효율성에 대해 지적했다. 또 “의사와 함께 연구해야할 약사가 밖에 나가 있으니 뭐가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 | ||
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김양균 교수는 “우선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라며 다른 전문가들과 다른 입장에서 말했다. “현행을 유지한다면 어떻게 보완해야할 것이며, 직능 분업으로 바꾼 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 논의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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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중소병원협의회 권영욱 회장 | ||
김양균 교수는 “우리는 한국은 무리한 기관분업을 시작한 거다.”라고 평가했다. “어느 나라건 의약 분업은 국민들의 행동이나 관행을 기본으로 설정되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당시 문화적 기반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심포지엄의 좌장을 맡은 한국병원경영연구원 강보영 이사장은 “요즘은 6개월만 지나면 세계가 뒤바뀌어 있다. 의약분업을 한 지 12년이 됐다. 바뀔 때가 충분히 됐는데도 정부 시책과 다른 길을 걸으며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할 수 없다. 지금 충분히 여러 부분을 논의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게 이 자리에 모인 우리의 사명이다.”라며 의약분업 제도의 빠른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앞서 의약분업제도 촉구 서명운동에 대한 결과보고회가 있었다.
이번 서명 운동은 작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8개월 동안 전국 각 병원에서 시행됐다. 병원협회가 전국 각 의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고 2,636,747명의 온・오프라인 서명을 이끌어 냈다.
병협 성상철 회장은 “의약분업이 2000년 좋은 취지로 출발했다. 의약분업제도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도입해야할 마땅한 제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도입형태가 기관분업으로 변질됐고, 또 12년 동안 제대로 된 평가 한번 거치지 않은 점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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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 회장은 “병원 외래약국이 기능 상실하며 아이나 노인 모두 병원 외부에서 약 지어야 하는 불편 겪고 있다. 우리가 서명운동 벌인 건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해주자는 거다. 언제까지 이해관계에 얽혀 환자불편 방치할 수 없다.”라며 의약분업의 개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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