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기존 바이러스를 이용하거나 유전자를 주입하는 대신에 체세포의 일종인 세포질 단백질을 이용해 암발생 등 부작용 위험을 낮춘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건국대학교는 김진회 교수(동물생명공학, 사진) 연구팀이 도축장에서 폐기 처리된 난소로부터 미성숙 난자를 회수하여 이 난자의 핵 유래 단백질을 제거하고 세포질 유래 단백질만을 분리, 완전히 성숙한 세포에 처리해 역분화줄기세포를 수립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교수의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우장춘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발생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의 학술저널인‘발생학(Development)지’12월호에 발표됐다.
김 교수팀은 역분화줄기세포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돼지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세포질 단백질만을 분리해내 이를 분화된 섬유아세포에 처리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의 역분화줄기세포를 수립했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배아를 이용하지 않고 어른 피부세포를 이용해 다시 처음 시작단계의 원시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세포 분화의 시계도 거꾸로 되돌릴 수 있음을 확인한 야마나타 일본 교토대학 교수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난자 세포질 유래 단백질을 이용한 역분화줄기세포는 정상적인 수정란 유래 줄기세포과 비슷한 수준의 역분화를 통해 줄기세포를 수립했으며, 이 방법은 바이러스나 유전자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에 보고된 방법으로 생산된 역분화 줄기세포보다는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기존에 유전자 주입 등을 통해 수립한 역분화줄기세포는 신경세포로 이식한 경우 알 수 없는 기전에 의해 암 발생 위험과 유전자 변형 등 원하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세포질 유래 단백질을 이용한 역분화 줄기세포는 핵을 제거한 상태에서 체세포에서 직접 줄기세포를 수립해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체기술로 평가된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역분화된 줄기세포를 이용해 핵치환을 했을 때 일반적으로 핵치환된 수정란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Nanog유전자의 비정상 발현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세포질 단백질을 처리함으로써 정상 수정란 수준으로 회복되거나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들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해 핵치환에 의한 복제 수정란을 생산, 시험관에서 생산한 수정란과 비교 분석한 결과, 역분화에 관여하는 메틸레이션과 아세틸레이션이 거의 시험관 내에서 수정한 수정란과 동일한 수준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태아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OCT3/4 와 Nanog유전자(태아와 태반으로 발달 예정인 유전자)등의 발현도 정상적인 수준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역분화 기술과 체세포 복제 기술을 접목할 경우, 거의 시험관 수정란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제동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보다 건강한 개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발생학(Development)’지의 이달의 논문 중 하나로 선정돼 소개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2008년 난자의 세포질과 핵에 충분히 분화된 세포를 각각 주입한 경우, 오직 세포질에 주입한 세포만이 정상적인 수정과 비슷한 수준의 역분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발생학 분야의 최고의 권위지인 “발생 (Development)"지에 게제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