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장어의 꿈은 이런 것이었을까.
나고 자란 고향이 그리워 찾은 한강 하구.
뜨거운 해를 피해 어둠이 찾아오자 산책에 나섰다.
그리고 걸려 들었다.
차고 날카로운 가시.
본능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럴수록 미늘은 더 견고하게 주둥이를 파고들고
점점 더 밝은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생전 처음 경험해 보는 나쁜 기운.
그리고 물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뭍으로 끌려나왔다.
억센 손가락이 입에 걸린 미늘을 제거한다.
살았다.
날 살려주려나 보다.
착한 인간.
주변에 몰려든 무리가 환호한다.
"자연산 장어다."
침 넘어가는 소리 꼴깍 꼴깍.
무언가 잘못됐다.
나는 곧 한 번 가면 올 수 없는 그물 속에 갇혔다.
이러려고 거친 물살 헤치고 여기까지 왔나.
아직 난 어리다.
겨우 사춘기를 벗어난 청소년인데.
내 꿈은?
사라진 장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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