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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6 16:47 (수)
"재택의료, 의료진 안전 보장ㆍ지속가능한 보상 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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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의료, 의료진 안전 보장ㆍ지속가능한 보상 체계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5.07.1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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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재택의료특위, 방문진료 활성화 전략 포럼 개최...제도적 보완 필요성 강조

[의약뉴스] 초고령사회의 대안으로 재택의료(방문진료)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범사업 확대를 통한 양적 성장의 이면에 의료진의 안전 문제부터 지속가능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와 이목이 쏠린다.

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 특별위원회(위원장 하상철)는 12일 의협회관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이해와 방문진료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 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 특별위원회는 12일 돌봄통합지원법 이해와 방문진료활성화를 위한 전략이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 대한의사협회 재택의료 특별위원회는 12일 돌봄통합지원법 이해와 방문진료활성화를 위한 전략이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1인 의원 원장, 재택의료 전문의원 원장, 지자체 협력기관 사회복지사 등 각기 다른 형태로 재택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현장 전문가 세 명이 참석, 각자의 자리에서 겪고 있는 재택의료의 ‘빛과 그림자’를 생생하게 증언하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인 의원의 고군분투와 안전 사각지대

▲ 경문배 원장.
▲ 경문배 원장.

첫 발표자로 나선 삼성탑가정의학과의원 경문배 원장은 1인 의원에서 재택의료를 시행하며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 원장은 점심시간과 주말을 쪼개 월 10여 건의 방문진료를 하고 있지만,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상이 매력적이지 않고, 특히 의료진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양수액을 요구하던 환자의 보호자가 갑자기 돌변해 폭언에 위협까지 하면서 나가지 못하게 막아 경찰을 불러야 했다”며 “더 큰 문제는 그 이후 보호자가 ‘진료 거부’로 보건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독 개원의가 재택의료를 하려면 점심시간 포기, 추가 근무, 직원 추가 수당 고민 등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구조”라며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가’로, 위협적인 상황에서 진료를 거부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라고 제도적 보호 장치 부재를 성토했다.

 

◆팀 기반 전문의원, 지속가능 모델 제시

▲ 이상범 원장.
▲ 이상범 원장.

반면, 재택의료를 병원의 핵심 모델로 삼아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도 있었다.

월 300여 건의 방문진료를 수행하는 서울신내의원 이상범 원장(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은 팀 기반 접근과 ‘역할 분담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입원실 운영이 어려워져 존폐 위기에 놓였을 때, 재택의료 전문화로 활로를 찾았다”며 “현재 의사 4명,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1인 의원은 기존 외래 환자의 연장선상에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우리와 같은 재택의료센터는 복지 연계가 필요한 복합ㆍ중증 환자를 맡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시범사업 인센티브와 지자체의 본인부담금 지원 등이 결합하면 전문기관으로 운영할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고 지속가능한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의료를 넘어 돌봄으로”

▲ 심은혜 사회복지사.
▲ 심은혜 사회복지사.

마지막으로 전주시 통합 의료-돌봄 지원센터 심은혜 사회복지사는 의료와 복지가 결합한 ‘통합돌봄’ 모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주시의사회와 지자체가 협력하는 이 모델은 사회복지사가 팀의 핵심 일원으로 참여해 의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접근한다.

심 사회복지사는 “90대 노인이 아픈 배우자를 돌보느라 자신의 식비를 줄여 기저귀값을 마련하는 ‘노인 빈곤’과 ‘노노케어’의 현실을 마주한다”며 “이때 사회복지사는 환자뿐 아니라, 말 못 할 고통을 겪는 보호자의 마음을 살피고 실질적인 복지 자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 어르신이 1년간 불안에 떨었던 의학용어의 의미를 30분간의 상담만으로 해소해드린 경험이 있다”며 “재택의료의 핵심 가치는 의료 행위 자체를 넘어, 신뢰를 쌓는 시간과 소통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의 발제자들은 공통적으로 재택의료가 ▲의료진 안전 보장 ▲지속가능한 보상체계 ▲의료와 복지를 잇는 통합적 시스템 없이는 개인의 '희생'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재택의료가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래 의료의 한 축으로 안착하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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