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푸스? 펜탁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카메라 브랜드로 익숙한 이름들이지만 의사들에게는 내시경 장비로 더 익숙하다.
내시경 장비부문에서는 올림푸스가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펜탁스의 추격도 만만찮다. 경기가 어렵고 불황이 지속될수록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2위 브랜드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브랜드들은 대체로 뛰어난 성능과 가격경쟁력, 세밀한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국내에 시판되기 시작한 펜탁스 EPK-i 내시경이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올림푸스 내시경의 대항마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순천향대병원, 원광대병원, 건양대병원 등이 펜탁스 EPK-i 내시경을 속속 도입하면서 최신 하이엔드급 내시경 시장에서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전문 의료인이 사용하는 장비의 경우 브랜드 체인지는 사실 쉽지가 않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대학병원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는데, 이 시절 주로 사용하던 장비가 손에 익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학병원급 소화기내과에서는 올림푸스 브랜드가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펜탁스 내시경을 채택하고 있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자칫 독점화가 가속화 될 수 있는 의료장비시장의 구조 속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펜탁스 내시경의 약진은 눈에 띄는 성능향상과 국내 사업권을 갖고 있는 ㈜원익의 끈끈한 CRM 마케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이엔드 급 장비에 있어서는 성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펜탁스EPK-I 내시경은 세계 최초로 125만 화소의 고화질 영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전문의들로 하여금 정확한 병변의 진단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아이스캔(i-scan)이라는 첨단기능을 부가하였다. 아이스캔 기능은 전자내시경 중 가장 많은 6가지 알고리즘을 지원하면서 다양한 색 변환 기술을 구현하여 효과적인 병변 구별에 도움을 준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내시경 장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화질을 꼽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의료장비 전문업체 ㈜원익(www.wonik.co.kr, 대표이사 신동익)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CRM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단순한 제품 및 이력관리에서 벗어나 금융회사들이 채택하는 치밀한 고객관계 기법들을 현장에 응용하고 있다.
학회, 세미나 등 의사들이 많이 참가하는 행사에서 수집된 의사들의 관심사항 및 정보들은 효율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장비를 도입한 병원 및 의사들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사후 서비스 개선에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여 사후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서비스 완료 후 관련 서비스 이력이 콜센터와 연동된다. 콜센터에서는 해피콜을 실시하여 서비스 사후 점검 및 만족도 조사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권위있는 대학 교수를 초청하여 자사 영업 및 기술인력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세미나를 통해 장비사용과 관련한 의견교류도 이루어진다. 장비의 개선점으로 지적된 것은 펜탁스 본사의 장비개발팀에 보내져서 성능개선의 기초자료로도 쓰이고 있다.
㈜원익의 박창환 상무는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제품을 바탕으로 치밀한 마케팅을 전개하여 내시경 장비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하이엔드급 내시경 장비인 EPK-i 를 도입하면서 CRM시스템 및 차별화된 프로모션 활동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여러 대학병원들을 통해 EPK-i 장비에 대한 좋은 임상결과와 적극적인 피드백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의 보급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