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렵자 제약사들의 회의가 늘고 있다. 임원회의는 물론 팀장급 회의도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는데.
회의는 국내사보다는 다국적사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한 임원의 말을 들어보면 "아침 7시에 시작된 회의는 저녁 10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거짓이 아닌 사실임을 힘주어 말한다.
식사는 중간에 센드위치로 해결하고 두 어번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있다고. 그 시간이 유일한 쉬는 시간이라는 것.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를 볼 정도라고 하니 이쯤되면 가히 회의의 천국이라고 할 만하다. 상대적으로 회의가 길지 않았던 국내사들도 회의시간을 늘리고 있다.
한 국내사 임원은 " 우리 회사 회의도 외자사 못지 않다"고 혀를 찼다. 그래서 좋은 결론이 나오나요? 라고 질문하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 같다" 며 "이렇게 까지 노력하고도 안좋으면 구조적 문제로 돌릴 수 있고 무엇보다 일단 면피는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딱히 결론이 나오는 회의가 아닌데도 회의를 길게 계속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 이라는 것. 불안하기 때문에 회의라도 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요즘 제약사 오너의 심정이라고.
한 때 경원시 됐던 회의 지상주의가 되살아 나는 것 같아 씁씁한 기분을 떨칠 수 없으나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데 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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