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물리치료사협회 이태식 회장이 11일, 대전 라온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2차 정기대의원총회 중 회장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당하게 협회에 재입성했다.
보궐선거지만 자진사퇴후 다시 입후보한 만큼, 재신임과 다름 없었던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향후 행보에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
조기 대선 정국에도 불구하고 회장공백 사태로 인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협회도 이 회장의 복귀로 자진사퇴 전 추진해 왔던 각종 정책현안에 다시 한 번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내적으로는 회원 간 화합이라는 묵직한 과제도 주어졌다.
올해 들어 이 회장은 1월 12일 회장직무정지 가처분 인용 후 같은 달 20일 회장직 자진사퇴에 이어 3월 11일, 31대 회장 선거 당선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지난 2015년 말 30대 회장에 당선된 이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31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색 행보다.
임기 중 재선 성공이라는 이색 행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앞서 30대 회장 선거 당시 이태식 회장은 4명의 후보가 참가한 1차 선거에서 3위에 단 한 표 차이로 앞서며 어렵게 2위를 차지, 가까스로 결선투표에 합류했다.
1차 투표에서는 1위 후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지만, 1, 2위가 나선 결선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천신만고 끝에 30대 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당시 선거에 임했던 대의원들의 자격을 두고 논란이 야기됐고, 급기야 지난해 3월에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를 피청구인으로 한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됐다.
선거인단 구성은 후보와는 무관한 일로, 당시 집행부 임원도, 하다 못해 대의원도 아니었던 이태식 회장에게는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지난 1월 12일 이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원은 재선거를 권고했고, 이 회장 역시 고심 끝에 회장 공백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자진사퇴 후 보궐선거 입후보라는 카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회장의 사퇴로 인해 보궐선거가 진행됐지만, 유효표 110표 가운데 무려 86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그만큼 협회 대의원들이 자진사퇴 과정에 이 회장의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간 그가 전개해 온 성과들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장에 복귀하게 된 이 회장은 30대 회장 당선 후 주력해 왔던 협회의 정책적 역량 강화에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30대 협회장 당선 후 지난 1년간 물리치료사 관련법 개정을 위해 국회와 복지부 사이를 쉴틈없이 오갔다.
그 결과 노인복지법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농어촌 특별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거나 제출되어 있으며, 물리치료사 단독법 제정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업무범위, 학제 일원화 관련 고등교육법 개정도 준비했다.
최근에는 대한한의사협회 및 복지부와 한방물리치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TFT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은 이미 물리치료사만이 가능한 것으로 발표됐고,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또한 시행령 개정 작업에 물리치료사가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각종 법안을 마련해 두고도 회장 공백 사태로 인해 손을 놓고 있어야 했던 대한물리치료사협회는 이 회장의 복귀로 한창 물이 오른 조기 대선 정국 속에 늦게나마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이 회장 역시 정견발표를 통해 “물리치료가 보건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면서 “협회 위상을 제고하고 정책적으로, 정치적으로 협회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협회의 대외적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내부의 강력한 결속이 필요한 법. 이 회장에게는 당장 내부 갈등 해소라는 시급한 과제가 주어졌다.
30대 회장직에 대한 법정 공방이 아직 확실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경선에 참여한 상대후보가 이 회장의 후보자격을 문제 삼아 불복 가능성을 내비친 것.
조기 대선 정국 속 각종 직능단체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이 회장이 내부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대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