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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감각의 제국(1976)- 좋아하면서 잘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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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감각의 제국(1976)- 좋아하면서 잘 하는 일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25.03.0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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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누구나 잘하는 분야가 있다. 곡을 잘 쓰거나 노래를 잘 부른다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 매우 유용한 재능일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거나 축구를 잘해도 마찬가지다.

미모도 뛰어나고 몸매도 좋고 연기도 잘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런 건 어떨까. 사랑을 잘 하는 것.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서는  ‘그 일’을 잘 한다면.

더구나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는 일이라면. 낮 밤을 가리지 않는다고 해서 나무랄 일 아니다. 밥을 먹으면서 혹은 술을 마시면서 하고 있어도 두 사람만 좋으면 그만이다. 도덕이 그렇게까지 엄격하지 않았던 1936년 일본이라면 더 그렇다.

서빙을 하는 종업원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건강이 염려될 뿐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아베 사다(마쓰다 에이코)와 후지 타츠야( 이시다 기치조)를 주인공으로 <감각의 제국>이라는 걸작 영화를 남겼다.

▲ 세상에서 이 두 사람만큼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을 찾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만큼 두 연인은 이 분야의 역대급 실력을 갖췄다.
▲ 세상에서 이 두 사람만큼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을 찾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만큼 두 연인은 이 분야의 역대급 실력을 갖췄다.

걸작이라는 것은 영화가 나온 그해 프랑스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되고 영국 영화협회 서더랜드 트로피와 일본 호치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해서가 아니다.

뭔가 손에 확 잡히지는 않지만 어떤 숨겨진 심오한 철학과 인간의 깊은 내면을 후벼파는 철저한 예술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그 일을 잘할 뿐만 아니라 좋아하기도 한다. 잘하면서 좋아하는 일은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게이샤로 들어온 사다는 주인장 기치초를 사랑한다. 둘은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완전히 합일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이니 기치초에게 부인이 있다는 것은 하등 그 일을 하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깨어 있는 한 숨이 붙어 있는 한 둘은 접촉해 있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잠깐 떨어져 있을 때는 늙은 교장과 하거나 다른 여자와 그 일을 할 때 뿐이다.) 한 마디로 대단한 실력이다. ( 더 많은 쾌락을 위해 상대의 목을 조르거나 달걀 같은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 일에 관한한 축구라면 마라도나가 될 것이고 작곡가라면 베토벤이며 가수라면 마이클 잭슨에 견줄만 하다. 그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감독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다만 배우들이 옷입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대역이나 화면상의 구성이 아닌 실제로 ‘그 일’을 했기에 여러모로 충격을 줬다. 사랑의 최후 순간까지 카메라에 온전히 담겨 있다는 말이다.

역겨울 수 있고 비판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외설과 예술이 절묘하게 결합 됐으니 어떤 칭찬도, 어떤 비난도 자유다.

국가: 일본, 프랑스

감독: 오시마 나기사

출연: 마쓰다 에이코, 후지 타츠야

평점:

: 뭐 별로 줄 것이 없다. 볼 사람은 보고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굳이 안 봐도 된다. 보고 나서 외설이라고 욕을 하고 싶으면 하고 예술이지만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뭐, 상관없다.

다만 두 사람에 대해 그 분야에 있어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이인자를 다투는 실력가라는 찬사의 말은 남기고 싶다. 보통의 인간이면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 한두 시간도 아니고 허구 한날 그러니 그들에게는 그것이 천직이다. 하늘이 내준 선물인 것이다. 허나, 도가 지나치면 병이 나는 법.

여자는 남자를 영원히 그러니까 죽어서까지 소유하고 싶었던 걸까. 남자의 ‘거시기’를 잘랐다.( 당연히 남자는 죽었을 것이다.) 자른 그것을 가지고 여자는 사랑의 도피를 했다.

여관을 찾아 들어가 무려 사 일간 잘린 물건과 같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도쿄에서 일어날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자막이 나온다.

영화관에 걸린, 역대급 수위를 자랑하는 이 영화는 2019년 CGV 기획전에서 무삭제판으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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