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반응 보인 환자 10명 중 9명 1년 이상 생존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타깃(표적) 치료제인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가 기존의 데이터에 비해 한국인에게 탁월한 증상개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이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판을 허가한 일본에서 이미 이레사의 안정성과 효용성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이레사가 서양인에 비해 일본인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에 뒤를 이은 것이어서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이레사가 2001년 12월, 국내에서 EAP(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가 시작된 이후 2년 만에 삼성 서울병원 종양내과 박근칠 교수팀에 의해 지난 8월 제10회 국제폐암학회(World Conference on Lung Cancer , Vancouver, Canada) 및 11월 제 6회 아시아임상종양학회(ACOS : Asian Clinical Oncology Society, Seoul, Korea) 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어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박근칠 교수팀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2003년 6월까지 1년 6개월간 EAP를 통해 국내에서 이레사를 복용 중인 환자 111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피험자의 약 절반 정도가 암의 진전이 없거나 혹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임상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이레사(1일 1회 250mg)를 복용한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중 36%의 환자가 호흡곤란, 기침, 전신쇠약 등의 전반적인 증상이 개선되었고 26%의 환자는 종양의 크기가 50% 이상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이번 조사대상 환자의 1년 생존율은 44.4%로 나타나, 기존 항암제의 1년 생존율이 30~35%인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것은 1∙2차 표준항암화학치료에 실패한 후 잔여 수명이 3~4개월에 불과한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결과,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이레사가 특정 대상에게서 두드러진 선택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이번 조사에서 이레사 복용 후에도 치료 반응이 없던 환자의 1년 생존율이 26.3%에 그친데 비해, 종양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9.1%로 아주 높게 나타났다. 즉, 이레사로 인해 종양의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의 10명 중 9명이 1년 이상 생존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레사의 대규모 임상시험인 IDEAL 1(Iressa Dose Evaluation in Advanced Lung cancer)연구에서 이레사가 서양계(10.4%)에 비해 동양계(일본인:27.5%)에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발표에 이어 국내 환자 대상의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비소세포성 폐암 중 선암환자(35%), 활동능력이 우수한 환자(34%), 그리고 여성환자(42%)에게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이레사의 선택적 반응과 효과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박 교수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말기 폐암 환자들이 이레사로 병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증상을 호전시키고 생명을 연장할 수는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1, 2차 표준 치료에 실패한 이후 더 이상 대안이 없는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에게 이레사는 현재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대안으로서 그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이레사의 치료 효과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하여 구미에서 현재 다수의 임상연구가 진행중인 바 그 결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손지웅이사는 이번 발표와 관련, “기존 치료에 실패한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환자들을 위한 유일한 치료제인 이레사가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더욱 효과적일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은 매우 소중한 성과다. 이레사를 필요로 하는 국내 환자들이 하루 빨리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보험결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레사는 전세계적으로 10만 명 이상의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1년 3월 EAP를 통해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총 1,000여 명의 환자에게 투약되었다.
지난 6월 식약청의 시판허가와 함께 EAP는 종료되었지만,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보험이 적용될 때까지 기존 등록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을 무상 공급하고 있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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