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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2018)-공작부인을 밀어낸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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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2018)-공작부인을 밀어낸 하녀
  •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 승인 2024.06.1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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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제목에서 이미 나왔다.

여왕(올리비아 콜맨)의 첫 번째 여자 사라 처칠( 레이철 바이즈) 그리고 두 번째 여자 아비게일 힐( 엠마 스톤)과의 삼각관계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의 핵심이 되겠다.

여자끼리의 이런 관계는 기묘한 흥미거리다. 18세기 영국의 앤 여왕은 다른 군주처럼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을 여러 개 통과해야 나오는 여왕의 침실은 깊고 어두운 곳에 위치해 있다.

그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사적인 공간이다. 은밀하게 무엇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라는 제집처럼 드나든다. 왕의 친구이면서 왕의 섹스 파트너로 사라는 왕처럼 권력을 휘두른다.

프랑스와 일전을 앞두고 싸워서 이길 것을 주문한다. 다른 쪽에서는 화해를 이야기한다. 왕은 이 두개의 갈림길에 고민한다. 구중궁궐에서 사라와 동성애만 즐긴다면 앤은 여왕의 자격이 없다.

한바탕 애정 행각이 끝나면 골치 아픈 정사가 기다리고 있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이겨내는 것을 여간 버거운 일이다.

전쟁도 화친도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더구나 그녀는 통풍에 시달린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그 순간 그녀에게 원군처럼 에비 게일 힐이 등장한다. 그녀는 몰락한 귀족의 딸이다.

가문이 몰락해 몸값으로 팔려나가 거리의 여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은 살아 있어 그녀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자신을 하녀로 천거해 준 사촌 사라와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 여왕은 두 여자의 사랑과 질투의 힘으로 지친 심신을 달랜다.
▲ 여왕은 두 여자의 사랑과 질투의 힘으로 지친 심신을 달랜다.

하녀는 왕의 하녀에 머물러 있기에는 욕망이 너무 크다. 어느 날 그녀는 여왕과 사라가 단순히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쾌재를 부른다. 신분상승의 기회가 온 것이다.

왕은 동성애를 즐기고 있다. 하녀는 왕의 통풍을 치료해 준다. 여왕의 눈에 들었다. 여왕은 명령한다. 내 몸을 구석구석 ‘거시기’ 하라. 사라보다 혀를 더 잘 사용하는 하녀. 왕이 보기에 하녀의 테크닉은 공작부인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왕의 육체는 달아올랐고 급기야 사라 대신 하녀를 찾는 날이 많아졌다. 왕의 휠체어는 이제 사라에서 하녀에게로 넘어왔다. 여왕은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쾌락의 뒤끝은 통풍이다.

여왕은 고통의 눈물을 흘린다. 좋아도 눈물, 나빠도 눈물, 과연 앤은 '눈물의 여왕'이다. 왕이 이렇게 하녀와 놀고 있을 때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사라가 둘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눈치챈다.

긴 꼬리를 잡은 사라의 질투는 오뉴월에 서리를 뿌릴 기세다. 하녀도 만만치 않다. 왕의 권력을 이용해 서로는 서로를 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달리기라면 잡초처럼 자란 하녀가 온실 속에서 자란 공작부인을 따돌릴 자신이 있다.

과연 하녀는 사라를 뒤로 밀어 내는데 성공했다. 공금을 유용했다고 모함한다. 책 도둑으로 몰려 쓴 누명을 보기 좋게 되 갚는다. 나아가 독초를 먹여 사지로 내몬다.

사라는 떠났다. 아니 쫓겨났다. 프랑스와 싸움보다는 화친이 힘을 얻는다. 귀족들은 전쟁비용을 대기 위해 토지세를 두 배로 내지 않아도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에 여왕도 기울어진다.

사라와 하녀는 서로 게임의 목적이 달랐다고 하나 결국 승패는 갈리고 말았다. 그러나 여왕은 그녀를 기다린다. 하녀에게 없는 그 무엇이 그립다. 사라도 여왕을 사모한다. 사라는 편지를 쓴다. 정성껏.

그 편지 여왕에게 제대로 전달됐을까. 아니면 하녀의 손에 들려 난로 속으로 사라졌을까. 세 여자의 사랑과 질투, 성공과 추락을 그린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국가: 아일랜드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올리비아 콜맨, 레이철 와이즈, 엠마 스톤

평점:

: 여왕이 동성애를 즐겼다고 하나 실제로 앤 여왕은 독실한 성공회 신자였고 남편에 충실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국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세 여자 가운데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은 사라나 하녀보다는 여왕에게 돌아갔다. 영화에서도 최고의 역할을 하더니 현실에서도 올리비아 콜맨은 큰 상을 받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헨델의 ‘사라방드’를 찾아 듣는 재미가 좋다. 가라앉은 심장을 끌어 올리기에 적합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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