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의대 교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대해 “논평이 불가능할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앞서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현재 지역 병원을 가보면 비상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며 “현장의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어 저는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을 가봤을 때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헌신하는 의료진이 있었다”며 “국민이 강력히 지지하면 의사들이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응급실 문제는 의료개혁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며 응급실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 문제”라며 “응급실 의사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동안 이를 하지 않았었다”고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이와 관련,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30일 논평을 통해 “문제없다는 발언과 인식은 어떤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이냐”고 일갈했다.
특히 “최근 응급의료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추석 연휴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보도도 많은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응급의료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고 잘 대응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대통령이 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의 인식의 문제인지 대통령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대통령실의 문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무엇보다 “적어도 지금 상황을 만든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발언은 있어야 한다”며 “기자들에게 의료 현장을 가보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직접 119구급차를 타보시길 권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전국 408개 응급의료기관 중 300여 기관은 원래 전공의가 근무하는 곳이 아니기에, 6개월 전과 상황이 다르지 않은 곳”이라며 “수련기관으로 있던 응급의료기관 100여개의 기관의 문제가 심해지고 있고 그 기관들이 중증환자를 주로 다루는 곳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과로를 버티지 못하고 떠나고 있고 최종치료를 제공해야 할 배후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응급실이 문을 열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심각한 정보의 왜곡”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여기에 더해 “의대 정원이 원래대로 3000명으로 유지되더라도 현재의 상황이 지속돼 학생들이 유급이나 휴학이 되면 내년 1학년은 6000명이 수업을 받아야 한다”며 “현재대로 증원되면 7500명이 수업을 받아야 하는데, 의과대학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을 강제로 진급시키려고 하는데, 교육을 받지 않고 진급한 학생들에게 의사가 되라고 할 수 있느냐”며 “어제 대통령은 의대 정원 증원은 이미 끝난 것같이 이야기했지만, 잘못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의 파행은 대통령 임기 3년을 버틴다고 영향이 끝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30년 아니 더 긴 시간을 두고 그 잘못된 결정이 우리나라에 두고두고 영향을 줄 것이기에 피해를 막기 위해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그리고 근거 없는 증원 정책을 멈추고 학생, 전공의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의료개혁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의교협 외에도 의료계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채동영 홍보이사겸부대변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의료현장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가보라고 했는데, 이제 국민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며 “의료현장에 직접 가보고 의료 영리화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가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깊은 뜻을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도 30일 학술대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내용을 듣고 많은 회원이 근심했다”며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는 우리가 환자가 죽고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위기가 아니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정말 위기가 아니라면 중앙사고수습본부부터 해체하고 위기 단계를 내려야 한다”며 “의사와 국민이 위기라고 하는데, 이를 굳이 아니라고 귀를 막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